북한 경마장에서는 ‘말 대신 소’가 달린다…이색경주 화제

농장원들 직접 키운 소 타고 100m 달리기…”경기장 웃음바다”

경마장에 준마 대신 투실한 황소들이 들어서고, 전문 기수 대신 농부들이 그 위에 올라탄다.

흔히 보는 경마도, 전통 소싸움도 아닌 이 광경은 최근 북한에서 열린 ‘소 타고 100m 달리기’ 경기의 한 장면이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8일 3·8 국제부녀절(여성의 날)을 기념해 평양 미림승마구락부에서 소 타고 달리는 이색 경주가 열렸다고 2일 보도했다.

각지 농업 종사자 10여 명이 직접 키운 소에 올라타고 100m를 달리는 방식으로 순위를 겨뤘다. 이들은 이미 예선전을 통과한 선수들로, 국제부녀절에 평양에서 본선을 치른 것이다.

소를 이용해 속도를 겨루는 것은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나 볼 수 있는 경기 방식인데다가, 직접 키운 소를 데려와 수레에 매는 대신 기수처럼 등에 올라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신문은 “경마 주로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은 많이 봤어도 소를 타고 달리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으로 해 관중들의 관심과 주목이 컸다”며 “저마다 앞서겠다고 소 등에 올라 경쟁적으로 소를 재촉하는 주인들의 모습은 장내에 시종 희열과 낭만에 넘친 웃음바다를 펼쳐놨다”고 묘사했다.

평양 만경대구역 칠골 남새(채소)전문농장에서 10여 년간 소 관리를 맡아 온 리명철(45) 농장원이 직접 키운 8년생 암소를 타고 빠르게 달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리 씨는 “평범한 농장원인 내가 이렇게 뜻깊은 경기 무대에 나서고 보니 사회주의 농업 근로자로서의 남다른 희열과 긍지를 뿌듯이 체감하게 된다”며 “우리 집사람에게도 더없는 기쁨으로 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